주문 실수가 목표인 가게
일본에 이상한 식당이 있습니다. 시키지도 않은 엉뚱한 메뉴가 나오는 식당입니다. 라면을 시켰는데 우동이 나오고, 햄버거를 시켰는데 만두가 나오곤 합니다.
이래 가지고 어떻게 돈을 버나… 주문도 제대로 못받으면서 어떻게 장사를 하나…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어이가 없는 식당입니다.
헌데 놀라운 것은 엉뚱한 음식을 가져다 줘도 화내는 손님도 한 명 없고, 어느 누구도 불평하지 않고 주는 대로 감사히 먹는다는 사실입니다.
더군다나 이 이상한 식당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유명한 인기 맛집입니다.
이 식당을 찾는 고객들은 바로 여기서만의 ‘특별한 이해와 배려와 사랑이 넘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이 식당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아르바이트생들’ 때문입니다.
이곳의 아르바이트생들은 모두 여섯명인데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 할머니들’입니다. 이 분들은 최선을 다해 웃음을 잃지 않고 일하려고 노력합니다.
주문을 받아 가지만 음식을 가져다 줄 때 누가 주문했는가도 헷갈리고 그래서 주문과는 전혀 다른 음식을 가져다 줍니다.
식당을 처음 방문한 한 손님은 “좀 당황했다. 점원과 커뮤니케이션을 취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정말 주문한 것이 나올까’라는 점도 두근거린다”라고 말한다.
많은 자원 봉사자와 더불어 운영되고 있는 이 식당은 치매 환자들에게 “이젠 내가 아무도 생각나지 않은 채 나만 혼자 남았다는 고독감과 상실감”을 극복하고, 비록 당신이 치매일지라도 아직도 사회구성원의 일부라는 소속감을 주며, 함께하는 공동체 의식을 불어 넣어주고, 식당을 찾는 고객들에게도 이 같은 인식을 공유하기 위해 생겨났다고 합니다.
식당을 찾은 손님들은 주문한 음식이 안 나오고 다른 음식이 나와도, 가끔씩 물을 쏟아 바지나 치마가 적셔도 화를 내거나 얼굴을 찡그리지 않습니다.
알바생들이 조금 실수하고, 조금 느리고, 조금 서툴러도 괜찮습니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모두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할머니들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우리들의 어린 시절, 우리들의 모든 실수를 보듬고 길러주신 우리의 ‘어머니’이시기 때문입니다.
이 할아버지들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우리의 어린 시절, 우리들이 공부하고 자랄 수 있도록 몸 버려, 마음 상해 일하신 우리의 ‘아버지’이시기 때문입니다.
2017년 6월 3일 일본 도쿄시 도요스에 오픈.